ARTS IN HONG KONG 런 배에서 만나는 홍콩 아트
매년 이맘때면 홍콩은 예술로 물든다. ‘미술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아트 페어 ‘아트 바젤’ 홍콩편이 2013년부터 열리고 있으며, 홍콩 예술계를 상징하는 타이권 복합문화센터, M+ 뮤지엄은 물론 미국의 가시언, 리먼 머핀, 프랑스의 펠로탱 등 세계 유명 화랑 지점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홍콩 예술계는 랑송을 선택했다. 아트 인 홍콩이라는 캠페인 아래 도시 곳곳의 전시와 공연을 온라인으로 방 안 구석구석까지 관람할 수 있게 했다. 특히 홍콩관광청 아트인 홍콩 캠페인 페이지에는 온라인 쇼케이스, 추천 아트 이벤트, 아티스트 인터뷰 등의 정보가 가득하다. 올 6월 당신의 집에서 즐기는 홍콩 예술여행을 위해 미술 무용 연극 영화 클래식 등 다양한 콘텐츠를 바인 다이닝이 모였다.
종합예술 선물세트 Hong Kong Arts Festival
올해로 49회째를 맞는 향유항 아트 페스티벌은 아시아의 미술, 공연, 음악 애호가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축제다. 올해 2~3월 열린 축제의 슬로건은 ‘따로따로 또 SEPARATE TOGETHER’. 코로나19를 통해 전 인류가 겪고 있는 고립의 시기를 각자의 경험, 가치관, 역사적 흐름에 따라 극복하는 과정을 고찰하고, 나아가 시공간을 뛰어넘는 인류애를 예술로 전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프로그램 중에는 현재의 팬데믹을 그린 듯한 실존주의 고전문학인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각색해 베이징 전위 연극 제작자 왕종이 연출하고 6대륙에서 배우 6명이 공연하는 온라인 콘서트가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미 축제가 끝났다고 아쉬워하기에는 이르다. ‘페스티벌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지난 공연 영상 상영부터 마스터 클래스, 워크숍, 백스테이지 투어, 전시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6월까지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 무료 콘텐츠도 풍부해 체코 3대 작곡가 중 한 명인 레오시야나첵 LEOSJ JANA KEK의 발자취를 담은 다큐멘터리, 코로나 19시대 댄서들이 춤 형태를 혁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워크숍 등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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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o the Czech Lands Online Exhibition’ 체코의 거장 작곡가로 꼽히는 스메타나, 드보르자크, 야나체크, 마르티누 등이 걸어온 길을 그림과 텍스트로 보면서 그들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전시회. 홍콩 아트 페스티벌 홈페이지 플러스 섹션에서 신청하면 무료로 확인할 수 있는 링크를 메일로 보내준다.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교도소 Tai Kwun On Stage Online
2018년 가을 문을 연 ‘태권복합문화센터’는 170년 넘게 경찰청사와 교도소로 사용되어 온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한 결과이다. 대규모 전시장과 공연장을 갖추고 현대미술 무용 연극 영화 등이 활발히 펼쳐진다. 죄수들을 가뒀던 감옥에서는 상설 전시가 마련됐는데 20세기 초 감옥의 생활상과 당시 물가, 면회실 분위기 등을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로 재현했다. 그 근처에 있는 JC 컨템포러리 아트갤러리에서는 젊은 홍콩 작가들의 전시를 1년에 6~8회 개최한다. 인구밀도와 지대가 높아 대규모 미술관을 짓기 어려운 홍콩에서 기존의 옛 건물을 예술과 접목시킨 성공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지난 한 해 동안의 팬데믹으로 인해 각종 문화행사가 취소되자 이곳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아트 콘텐츠를 준비했다. 지난해 9월부터 선보인 온 스테이지 온라인. 댄스, 드라마, 밴드 연주, 온라인 쌍방향 연극 공연 등이 유튜브 영상 콘텐츠로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홍콩 인디밴드 멤버들의 온라인 동시 연주부터 공포를 주제로 한 안무가의 춤까지. 오는 6월에도 새로운 콘텐츠가 선보일 예정이니, 홍콩의 젊은 예술이 궁금하다면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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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Gathering Ban(d) Sh ow 팬데믹에서 공연을 못하는 뮤지션들을 하나로 묶기 위한 프로젝트다. 작곡가 히키 유타카와 작사가 이유파이 차우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별과 함께라는 주제로 곡을 만들어 온라인 공연을 해왔다. 6월 18일 정오에는 50명의 뮤지션과 함께하는 라이브 랜선 콘서트가 공개될 예정이다.
섬 곳곳에 설치된 자연 속 예술품 Yim Tin Tsai Arts Festival
임틴 강은 홍콩 주룽 반도 북동쪽 사이쿤타운에서 페리로 15분 거리에 있는 작은 섬이다. 18세기 홍콩 초기 정착민인 하카족의 본거지로 한때 천여 명의 주민이 염전에서 생계를 유지했으나 1960년대 육지로 이주가 늘면서 지역민이 줄면서 한동안 유령 섬으로 불렸다. 그리고 성 요셉 성당 보수공사 후 2005년 유네스코 문화유산 보존부문 공로상을 수상하면서 하카족의 후손과 환경보호단체가 앞장서 섬을 재정비하였다. 지금은 하카족과 로마 가톨릭 문화가 공존하는 ‘살아 있는 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이 섬에서는 올해로 3년째 아트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3월 11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에서는 하늘, 지구, 인간을 주제로 한 작품이 섬 곳곳에 설치돼 있다. 온라인에서도 동시 진행 중인데 섬의 문화와 예술에 대해 실시간으로 설명하는 온라인 가이드 투어가 5월 31일까지 열린다. 온라인 갤러리 등이 있다. 대나무 장대로 기하학적 무늬를 만들어 호수 위를 둥둥 떠다니는 설치물 ‘자연과의 짧은 만남 A BRIEFENCOUNTER WITH NATURE’ 등을 통해 자연과 예술의 만남을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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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Makes Life Abundant 홍콩의 유명한 샌드페인팅 아티스트 호이추 HOICHIU의 샌드 아트 영상이다. 중국어로 빛과 밝음을 뜻하는 공과 명 두 형제의 유년 시절 이야기를 샌드아트로 표현했다. 섬 주민의 생활이 예술가의 손끝에서 모래로 조용히 흐른다. 축제 YouTube 계정으로 감상 할 수 있다.
도시 전체가 꽃이 되는 축제 ‘HK Walls 2021’
홍콩의 건물과 골목길이 캠퍼스가 되는 연례 거리예술축제 홍콩 거리예술축제가 올해는 5월 8일부터 16일까지 열렸다. 국내외 거리예술가들이 모여 수준 높은 벽화를 그리지만 축제가 낳은 작품들은 과감한 색깔과 표현으로 도시경관을 변화시킨다. 벽화가 그려진 골목길과 건물은 기념사진 명소로 떠오르면서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가 되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 선순환하고 있다. 올해는 호젓한 해변과 깨끗한 섬 등으로 홍콩의 뒤뜰로 불리는 사이쿤에서 펼쳐졌다. 홍콩의 로컬 아티스트뿐 아니라 아시아를 누비며 홍콩 상하이 등에 개성 있는 벽화를 그려온 프랑스 출신의 엘사 장 드 에이우, 몽환적이고 매혹적으로 식물을 묘사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그리는 팀인 크리에이티브 허슬 등 수많은 작가들이 실력을 뽐냈다. 이들의 작업과정과 작품은 페스티벌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 실시간으로 공개되어 세계 어디서나 홍콩의 거리예술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거리미술 문화를 알리기 위한 프로그램과 워크숍도 진행했다. 소호하우스에서는 거리예술의 역사를 담은 ‘Tools of the Trade’ 전시를 6월 6일까지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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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T Multiples X HKwalls 마음에 드는 벽화를 집안에 소장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현할 방도가 있다. 축제 측은 맞춤형 아트웍스 제조업체인 레드티멀티풀스와 협업해 벽화 중 일부를 액자로 만드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벽화에서 자신이 마음에 든 부분만을 스스로 크롭해 온라인 주문할 수 있다.
랜선에서 즐기는 명품 클래식 선율 Hong Kong Philharmonic Orchestra
홍콩 필하모닉은 클래식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클래식 전문지, ‘영국 그라모폰 어워드 GRAMOPHONE AWARDS’에서 2019년 아시아 오케스트라 사상 최초로 ‘올해의 오케스트라’로 명명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떠올랐다. 지난해 초 내한공연이 예정됐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한때 연기돼 클래식 애호가들의 아쉬움도 샀다. 그 아쉬움을 달랠 방법이 있다. 홍콩 필하모닉은 웹사이트와 공식 유튜브 계정에 온라인 콘서트는 물론 스페셜 프로젝트 동영상도 활발하게 올리고 있다. 오케스트라 멤버가 한 명씩 자기소개와 함께 자신이 맡은 악기를 설명하고 연주를 들려주는 What are you playing 시리즈는 매주 화요일 새로운 에피소드가 업로드되고 있다.최근에는 영화 속 연주자의 동작과 소리에 맞춰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는 Associate concertmaster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여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온라인으로 처음 열린 홍콩 필하모닉의 시그너처 콘서트 ‘Swire symphony under the stars’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었으니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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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 Your Life With Music 팬데믹 기간 중 홍콩 필하모닉은 음악으로 인생을 즐기자는 캠페인 영상을 지속적으로 올렸다. 집안의 단원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맞춰 따로 또 함께 하는 랑상 콘서트를 펼친 것이다. 특히 합창단과 시민 100명이 함께 연주한 ‘Beneath the lion rock’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자료 제공: 바인더 이닝 210호 (2021.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