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느 때처럼 제 블로그 게시판에 사용되는 사진은 별다른 언급이 없다면 제가 직접 촬영하거나 픽사베이 등의 저작권 프리 사진입니다.사실 ‘블로그 운영’과 관련하여 공지사항으로 글을 써야 할 내용은 아니지만 당분간 블로그 운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여 알림 게시판에 글을 씁니다.
모든이야기는두괄식으로말할때효과적이라고배웠기때문에결론부터말씀드릴게요.

회사에 제출하기 위해 실제 발급된 진단서 중 내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부분만 잘라냈습니다.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두 결절 모두 악성으로 갑상선 전절제술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달 20일 수술을 받을 예정입니다. 입원 기간인 4~5일은 아마 블로그는커녕 제가 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백과의 하루 출석조차 어려울 수 있습니다. 퇴원 후에도 갑상선 전절제 후 바로 근무 복귀는 극히 어렵다는 경험자 직장 선배의 조언에 따라 남은 병가 기간과 사용할 수 있는 병휴직 기간은 최대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아마 올해는 직장에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글로 쓸 사안인가 싶어서 조금 미뤘을 뿐 사실 오늘 알고 놀라서 글을 쓰는 건 아닙니다.
직장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이상 소견이 있기 때문에 정밀검진을 다시 와서 정밀검진을 받았고 검진 결과가 두 결절 모두 악성 판정을 받아 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주변에서 많이 추천해주신 병원에 예약을 잡고 의사상담 및 재검진을 한 것까지 감안하면 적어도 2주 전부터 저는 제 몸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셈입니다.
너무 무기력하고 긍정 확언을 하면 도움이 될까 싶었지만 사실 마음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등 여러 글에서 이미 제가 아팠다는 것을 암시했기 때문에 예민하신 분들은 이미 의아해하셨을 것이고 친한 서로의 이웃분들에게는 비대면으로 말씀을 드리기도 했는데.
어쨌든 말이든 글이든 끝날 때 결론을 다시 언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배웠기 때문에 다시 언급합니다.
나는 갑상선암 확진을 받고 수술을 약 일주일 앞두고 있으며 직장 복귀는 적어도 올해는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사실 우는 소리를 하기에는 좀 후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갑상선암은 보통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으며(그래서 일반암의 10~30% 수준의 진단금을 받을 정도로), 암이라고 하면 흔히 생각하는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도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수술을 통해 갑상선을 잘라내고 필요하면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를 받고, 이후에는 죽을 때까지 갑상선에서 분비돼야 할 호르몬을 약으로 대체하면 된다.
회사도 건실하고 좋은 곳이라 이미 암진단금만으로도 여유로운 돈을 받고 있고, 게다가 회사에서 단체로 모집하는 실비보험을 들고 있기 때문에 (이건 정말 올해를 넘어서 내 인생 손꼽히는 신의 한 수였어…) 수술비나 기타 잡다하게 들어가는 큰돈에 대한 걱정도 없습니다.
그리고 전혀 몰랐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암환자로 등록되는 그날부터 향후 5년간 산정특례 대상이 되고 모든 치료비의 본인부담금을 5%만 적용됩니다. 이건 암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정신과 약을 먹을 때조차 적용이 되네요. 앞으로 급여명세서에서 4대 보험을 많이 가져가겠다고 절대 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유급 병가도 고맙지만 병휴직 기간에도 기본급의 70%에 해당하는 월급은 계속 준다고 합니다. 사기업이었다면 상상도 못했을 거예요.(직원 여러분께 그동안 감사했고, 여러분은 부디 건강 조심하시라고 인사를 하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몸을 충분히 다잡고 나서 직장에 복귀하려고 합니다.

사진이 너무 예쁘게 나와서 믿을 수 없겠지만 집 앞 베이커리 또는 카페 폐쇄 간판을 제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건 어쩔 수 없죠. 처음 쓴 블로그 소개글을 보면 아시다시피 저는 새로운 진로를 지향하고 있고, 이를 위한 자기 탐색의 일환으로 블로그도 만들었습니다. 마치지 못한 학업에 대한 미련은 물론 지금 하고 있는 일보다 더 제 적성에 맞는 일, 더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대학 재입학을 포함한 다양한 방향성을 열어두고 새로운 경험 및 배움에 최대한 적극적으로 임하고자 했습니다.
저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일명 블로그 알림’을 올렸고, 딱 한 달 정도 후에 제가 갑상선 전절제를 받아야 하는 암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맞아요. 제가 관리하는 공개적인 제 공간에 비속어를 쓰고 싶지 않은데 정말 존X처럼 마음이 흐트러졌어요. 뭔가를 새로 해보려고 하면 꼭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에 가려지는 게 한두 번이어야 했어요.
너무 마음이 힘들 때 제 심리상담 선생님께서 “앞으로 새로 시작해야 할 시점에 방해물이 되는 잘못된 일(저의 경우 몸)을 바로잡고 출발하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다, 오히려 일이 잘 돼서 이런 일이 생기면 마음의 혼란은 물론 현실적인 일 추진에도 지장이 생길 것”이라고 하셨는데 분명 위로가 되는 관점이긴 했지만.
일을 못하니 저축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고(질병휴직 기간에도 기본급의 70%를 받는다는데 제 직장은 실수령액에 추가 근무수당 비중이 큰 편입니다) 출근하지 않게 된 것을 살려 휴직 기간 동안 공부해보라는 조언도 받았는데 갑상선암을 이미 경험한 선배님 말로는 몸 상태가 오르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아마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고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대외 활동을 하는 것은 더 어려울 것입니다. 솔직히 인생계획에 발목 잡힌 듯한 기분을 떨쳐내기는 힘들어요.
제 나이는 서른 살도 채우지 못했는데 암 환자라는 점은 마음이 흐트러지고 해놓은 것도 없고 이제 모레면 서른인데 암 때문에 반 년 정도는 여기서 가만히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건 다른 방향으로 마음이 흐트러지고.
어쨌든 저의 일상, 현생과 관련된 근황이기 때문에 잡문 게시판에 올리는 것이 올바른 글이지만, 향후 블로그 운영 내용 및 방향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또 힘든 일이기 때문에 제 블로그를 구독하시는 분이라면 읽고 넘어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여 공지 게시판에 글을 씁니다. 하소연이 많네요.
뭐… 원래 죽을 병도 아니고 지금까지 살면서 자기가 한 걸 생각하면 몸이 죽여줘…라고 외쳐도 남은 수준이기 때문에 갑상선암 자체에 대해서는 겸허해지는데요.
위의 ‘클로즈드’라고 크게 적힌 사진은 제가 집 주변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베이커리인지 카페인지 어디가 영업일이 아니라 닫힘 간판을 걸어놔서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그런데 ‘CLOSED’, 즉 ‘닫기’만 적혀 있다면 그 사진을 찍지도, 이 글에 첨부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CLOSED 아래 글자가 중요했습니다.WHENONEDOORCLOSES, ANOTHEROPENS. ALLYOUHAVETODOISWALKIN. – 하나의 문이 닫힐 때는 다른 것(문)이 열린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거기에) 들어가는 것뿐이다.위 사진판 CLOSED 아래에 적힌 영어 문구.내용의 출처는 오래된 영미격언이 아닐까 싶은데,
지금으로선 그 격언대로 ‘다 의미가 있어서 그렇구나…’라고 미래에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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