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렛 미 인 – 서늘하고 아름다운, 오래된 이야기

“빛이 사라지면 너한테 갈께.”소년이 소녀를 만난 boy meets girl.전형적인 이야기이다. 어른의 사랑을 다루는 일반적인 로맨스 장르가 어떤 형태로든 장애에 직면하고 이를 극복하는(혹은 좌절하는)과정을 그린다면 boy meets girl크리시는 말 그대로 소년이 소녀를 만난 상황 자체에 중심을 둔다. 레트 미인은 큰 욕심 없이 가지고 있는 소재를 보이며 이야기를 시작하다. 잘 말하면 모범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진부한 출발이다.모범적이고 진부한 이야기가 뒤틀리는 것은 영화가 선택한 2번째의 소재가 드러나면서부터다. 소년 오스칼이 만난 소녀 이에리는 뱀파이어다. 뱀파이어 장르는 21세기 들어 특히 많은 변주된 소재의 하나지만 사실은 어떤 모습으로 출현해도 생존 때문에 흡혈한다는 설정 하나만 유지하면 제약이 거의 없는 소재이다.그러나 레트 미인은 재밌는 것이 이 부분에선 조금도 타협하지 않는다. 지금은 오히려 낯설게 된 고전 소설 속의 뱀파이어에 고집한 것이다. boy meets girl과 뱀파이어라는 낡은 2개의 소재가 충돌하고 일으키는. 레트 미인의 장르적 특징은 우선 거기에서 출발한다.

소년이 소녀를 만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뱀파이어의 원형 초대 받지 못한 집에는 못 들어간다. 구전의 경로로 이미 귀족적 특성을 가진 뱀파이어의 약점 하나이다. 전통 속 뱀파이어를 그리는 많은 작품이 초청되기 때문에 사람을 속이영 나쁜 괴물의 모습을 그렸다. 어둠을 표현한 다른 설화에 비유하면 불운을 막는 일종의 주술적 제약인 셈이다.레트 미인은 뻔뻔스러운 표정으로 이런 제약을 boy meets girl의 틀 속에 챙기다. 영화 전체가 소년이 소녀를, 소녀가 소년을 마음 속에 넣는 과정이라”뱀파이어를 초청했다”라는 낡은 설정은 새 상징적 의미를 부여한다. 레트 미인의 주체는 오스칼이면서도 또이에 리이다. 오스칼이 이·에리를 집에 넣는 장면은 오래 된 뱀파이어 괴담의 전형적인 전개 하지만 이야기는 그것에 그치지 않고 다시 이·에리가 오스칼을 초청하는 장면을 포함시킨다. 불안정한 가정에서 소외된 소년과 오랜 사람의 눈을 피하며 살아온 뱀파이어 소녀는 똑같은 지점에 서있다.

누추한 분이 왜 이런 귀한 곳에 회색 경계 금발 소년 오스칼과 검은 머리 소녀 이애리의 선명한 대비는 의도적이다. 이는 곧 눈에 싸인 북유럽 시골 마을의 차가운 이미지와 뱀파이어가 뿌리는 생명의 뜨거운 이미지로 확장된다. 렛미인에서 보여주는 두 이미지는 서로 대립하면서도 조금씩 섞여 있다. 오스카르가 이애리와 달리 닮았듯이, 이애리도 오스칼과 달리 닮았다. 스크린에 뜨는 배경 자체가 두 인물을 중심으로 묶여 있는 것이다.타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여보내는 과정은 다시 말해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과정과 같다. 오스카르와 옐리는 서로에게 다가감으로써 자신의 존재에 위로를 받는다.레트 미인의 세계에서는 인간과 뱀파이어가 선과 악의 개념으로 대립하지 않는다. 경계가 불분명한 사람들이 각자의 일을 할 뿐이다. 여기에는 도덕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처음부터 그런 관점이 허용되지 않는 영화였다.

학교폭력 멈춰라!원작과 영화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답게 생략된 부분이 많다. 기본적으로는 같은 얘기지만 조심스럽게 잔가지를 잘라냈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옐리의 후견인 호칸의 설정일 것이다. 원작에서는 소아성애자로 성인 상태에서 이애리와 만나는데, 영화는 이 부분을 통째로 다루며 다른 무서운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때문에 엔딩에 이르면 오스카르의 위치가 모호해진다. 그리고 이러한 모호함이 선악의 단순한 대비를 배제시킨 영화의 분위기와 맞물려 깊이 있는 텍스트가 된다.

옐리와 오스칼 무엇을 만나도 레트 미인은 샤프한 영화다. 많은 말을 해주지 않는다. 소설을 쓴 원작자는 영화의 엔딩이 본인의 의도와 다르다고 주장했지만(재미있게도 각본을 쓴 것도 본인이다) 그렇다고 영화 이야기를 원작의 틀 안에 가둘 이유는 없다.삶의 순수한 사랑을 품은 소년, 소녀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또 치유하는 영화. 아이들의 어색한 포옹처럼 시리도록 아름다운 이야기다.2015. 01 24.

레트 미인 감독 토머스 알프레드슨 출연 카레 헬레브란트, 리나 레안데르손, 카린 베국이스트 개봉 2008년 11월 13일 / 2015년 12월 03일 재개봉

1) 2010년 할리우드에서 다시 만들었다. 제작진은 같은 원작을 바탕으로 했을 뿐 이 영화의 리메이크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2. 원제의 ‘let the right one in’은 영국 가수 모리세이의 곡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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