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선생님의 고민해결사.

기분이 나빠지면 이중복에 든 욕설을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우리 반 OO. 조금 친해졌다고 느꼈는지 하루는 집에도 가지 않고 나에게 총을 쏘듯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아이돌 가수 누구를 아느냐?선생님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가? 연애 방식은 원숭이 호랑이 양 말 중 어떤 동물인가. 강을 건너는데 하나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갈 것인가. 등 낯선 질문을 장마철처럼 쏟아붓고 대답할 틈도 없이 또 다른 화두로 옮긴다. 폭포수처럼 수다 떠는 OO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강경수 작가의 <고민해결사 펭귄 선생님>이 떠올랐다.

잠이 안 오는 밤 개구리가 말했어요.내일은 펭귄 선생님께 가봐야겠어요.이 마을 사람들은 고민이 생기면 너도나도 펭귄 선생님에게 가서 줄을 선다. 펭귄 선생님을 만나면 누구나 걱정스러운 얼굴에 어느새 미소가 지어진다. 펭귄 선생님에게 고민을 쏟아낸 동물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친다.펭귄 선생님은 답을 알고 있다. 펭귄선생님이우리동네에있어줘서좋았다.이지점이되면독자들은굉장히궁금하다. 펭귄선생님이가진능력이대체뭐야?뭔가굉장한비법이나올것같아서책을건넨순간작가는너무단순한절대진리하나를담담하게낸다.고민이라는마음에서이야기를들어줄상대가필요한방법,펭귄선생님은그사실을잘알고있었기때문에동물들의고민을경청했습니다.

여기서 질문 하나!펭귄 선생님은 어떻게 그렇게 많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평온을 유지할 수 있을까?시계가 6시를 가리키면 펭귄 선생님의 비법이 공개된다. 그리고 펭귄 선생님은 하루 종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낮은 목소리로 읊는다.퇴근시간이네.

이 장면에서 나는 그만 무릎을 치고 말았다. 펭귄 선생님의 비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순간 나도 펭귄 선생님 같은 비법을 원했다. 어떤 이야기에도 흔들림 없이 평온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패 하나를 장착하고 싶다는 생각이 산더미에서 일어났다.

그동안의 행적으로 아이들과 관계를 맺기가 어려운 OO가. 학교에 오면 잠만 자는 아이.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도 제대로 대접받은 경험이 없다. 엄마는 일때문에 바쁘시고 고등학생 누나는 공부하느라 바쁘다. 지루한 아이는 유튜브로 세상과 소통한다. 제가 모르는 아이돌도 많이 알고, 잡다한 지식도 가지고 있는 OO이가. 하지만 일방향 지식채널인 유튜브는 수많은 지식을 전달할 수는 있어도 양방향 소통이 부재하다. 나를 향해 폭포수처럼 쏟아부은 아이의 수많은 말은 ‘제 말을 들어주세요’라는 단 하나의 문장의 말이었을지 모른다. 그날 OO가 돌아와서 학기초에 제출한 기초조사서를 훑어보았다. 서투른 글씨로 써내려간 기초조사서 자기소개란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처음에는 말이 없지만 나중에는 말이 많아진다”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있는 OO라고 생각하니 혼자 히죽 웃었다. OO가 자꾸 말을 걸어 불편하다고 민원을 넣은 아이의 엄마가 있었다. 앞으로 OO가 말을 못하게 해달라는 부탁이었어.네, 어머니의 부탁이 무슨 뜻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보겠습니다라고 응대했지만 그날 내 마음이 불편했다. 아무리 그동안 OO의 행적이 달갑지 않아도 욕을 쓴 것도 아니고 질문을 많이 했다는 이유만으로 고충을 넣는 현실이 슬펐다.

이처럼 자신을 잘 아는 아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펭귄 선생님을 매일 만나면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 펭귄 선생님을 찾아가 나에게도 비법을 꼭 전수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어졌다.

고민해결사 펭귄선생님 제 고민도 해결해 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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