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바뀐 계기.jpg 촬영장에서 작용한 김영철

‘누가 기침했나’ ‘사타라’ 대사에서 김용철 배우는 큰 관심을 끌었다. 태조 왕건(2000년 방영) 야인시대(2002년 방영) 드라마는 방영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궁예 김두한의 활약상을 잊지 못한다. 심지어 2000년대생 젊은이들도 김영철 배우의 사진을 SNS 이미지로 쓸 정도다. 시청자로서 김용철 배우는 마을의 따뜻한 아저씨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나 촬영장에서 김영철 배우는 기피 대상 1위였다. 촬영을 처음 하지 않으면 분장을 끄고 바로 집으로 돌아갈 정도였다고 한다. 스태프들은 그와 작업하는 날에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김용철 배우는 촬영장 폭군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김영철 씨는 촬영 중 화장실에서 정체 모를 차를 발견했다. 누군가 가까이 가서 보고 경악했다.김영철 씨보다 훨씬 선배인 이승재 씨가 촬영을 기다리며 자고 있었다. 후배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자리를 비워 대기하고 있었다.

김영철 배우는 그동안 촬영장에서 권력을 휘둘렀던 지난날을 진심으로 반성하게 됐다. 이 자식이 어디 있느냐, 이렇게 살면 안 된다. 나 자신을 바꾸자고 결심했고 촬영 1순위를 고집하지 않기로 했다. 이후 그는 후배들에게 급히 촬영하라고 양보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이를 권력으로 휘두르는 어른들이 많다. ‘요즘 젊은이들은’ 쯧쯧… “내가 저러다 한 대 맞았다” “어디서 어른 얘기하는데 끼어들어?” “하늘 같은 어른 두고 어디서 소리를 지르니?”라며 자기보다 나이 어린 사람을 손가락질한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나이에 걸맞은 모범을 보이지 않고 있다. 양보하기보다 득을 먼저 보고, 법은 기본 위반으로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을 한다.

<인생은 실전이다>라는 나이가 들었다고 모두 어른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덧붙여 멋지게 나이 든 사람들의 공통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 나이를 계급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멋지게 나이 먹은 사람은 나이가 있지. 참을성 있고 상냥한 성격을 지녔다. 세파를 겪으면서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혈기를 죽여 연륜을 쌓는다. 무모해 보이는 젊은이의 행동을 질책하거나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끌어안으려고 노력하다.

두번째,계속무엇을배우고끊임없이무엇을도전하고배운다.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또 하나의 꿈을 꾸기에 너무 늦은 나이는 아니다라고 C.S 루이스는 말했다. 늙음의 핵심은 순응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는다. 정신이 늙지 않도록 매일 새로운 것을 찾아 배우고 익힌다. 배움 전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안다.

셋째, 누군가에게 버팀목이 되고 많은 사람에게 정서적 버팀목이 된다. 이래라저래라 꾀를 부리지 않고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진지하게 듣고 있다. 상대와 비슷한 길을 걸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이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한다. 젊은이를 붙잡고 늙음을 호소하지 않고, 그들에게 큰 나무와 같은 존재가 되어 준다.

노인은 나이를 묻지 않는다. 대학 2학년생이 1학년에 나이로 권력을 휘두르는 경우도 늙은 놈이라고 할 수 있다. 진정한 어른, 진정한 선배가 되기 위해서는 직접 모범이 되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을 기억하자. 사람을 바꾸고 싶으면 직접 보여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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