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에는 세 가지 ‘박명’이 있다

강화도의 항해박명 케밥발라와 초승달이 이렇게 뚜렷하게 보인다면 항해박명 정도가 된다.

천문학에는 세 가지 ‘박명’이 있다

세 개의 박명은 시민 박명, 항해 박명, 천문 박명을 가리킨다.

우선 박명이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가. 영어로 트와일라잇(twilight)이라는 박명이란 해돋이 후 햇빛이 남아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곳에서 일출, 일출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이것은 지구의 자전으로 생기는 현상이다. 지구는 1시간에 15도씩 자전한다. 자전이 진행됨에 따라 서서히 태양이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고, 그 윗부분이 수평선에 접하는 순간부터 점차 보이는 것을 일출 또는 일출이라고 하며, 반대로 태양이 지는 것을 일출 또는 일몰이라고 한다.

태양이 수평선 위로 완전히 뜨거나 아래로 완전히 진 후에도 태양광이 지구의 상층 대기에 반사, 산란하여 하늘과 지표는 다소 밝지만 이러한 옅은 밝기를 박명이라고 한다.

3개의 박명은 태양의 고도에 따라 정의하는데, 태양이 지평선 아래 0~6도까지를 시민 박명, 6~12도를 항해 박명, 12~18도를 천문 박명으로 구분한다.

지속 시간은 위도와 계절에 따라 다르며 극지방에서는 몇 시간 또는 하루 종일 지속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저위도 지방에서는 박명의 시간이 짧고 고위도 지방일수록 길다.

시민 박명은 적도 부근에서는 25분 정도, 북위 50도에서는 약 40분이다. 위도 지방에서는 한여름에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충분히 낮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되면 밤새 박명 상태가 이어지는데, 이를 백야라고 하며 북위 50도 이북 지역에서 볼 수 있다.

태양위치에 따른 박명의 구분 (출처: 한국기상학회)

시민박명(Civil Twilight)은 태양의 중심점이 지평선 아래로 6도가 될 때까지는 밖에서 야외활동을 할 수 있고 신문의 활자를 읽을 수 있는 등 시민들이 일상생활이 여전히 지속되는 시간대의 밝기를 말한다. 즉 시민 박명은 해가 완전히 뜨기 전 또는 완전히 진 후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하늘과 지표가 밝은 상태로 대개 해가 뜨기 30분 전부터 해가 진 후 30분 정도이다. 하늘에서 초승달이나 금성을 볼 수 있다. 시민 박명은 상용 박명이라고도 불린다.

항해박명(Nautical Twilight)은 태양이 떠오를 때나 질 때 태양의 중심점이 지평선이나 수평선 아래 12도 사이에 있을 때 어두컴한 상태이다. 즉 해가 뜨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밝기는 하지만 시민 박명보다 어둡고 바다에서 수평선을 구분할 수 있는 때를 말한다. 서울에서는 30분에서 40분 정도 지속되며, 일출 전 또는 일출 후 30분~1시간 10분에 해당하는 시간대이다. 이 시기에는 잘 알려진 별이 보이기 시작하고 수평선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여 항해에서 현재 위치를 알아보는 데 사용하였다. 조명이 없어도 사물의 윤곽은 알 수 있지만 보통의 야외 활동은 불가능하다.

천문박명(天文朴明, Astronomical Twilight)은 태양의 중심점이 지평선(또는 수평선)에서 12~18도 아래에 위치할 때의 박명이다. 내려다본 각 12도는 해상에서 수평선을 알아볼 수 있는 한계다. 서울에서는 30분에서 40분 정도 이어진다. 이 시기에는 하늘은 상당히 어두워 대부분의 별을 관측할 수 있지만 성운이나 은하수 같은 천체는 찾아볼 수 없다. 일몰 후 천문박명 이후부터 일출천문박명 이전까지의 ‘완전한 밤’ 시간에는 6등급의 별도 육안으로 관측이 가능하다.

미국 모하비 사막의 시민 박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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