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분야 세계 최고 기록은? 기네스북에 등록된 항공기와 비행기

비행기를 이용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세상에서 가장 큰 비행기는 무엇일까? 비행기는 얼마나 높은 고도까지 날 수 있을까? 말도 안 되는 호기심일 수도 있지만 기네스북을 보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기록들이 훨씬 많습니다. 놀라운 기록부터 황당한 기록까지 세계적인 기록을 가진 비행기와 항공기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2021년 11월 11일 현재 기네스 세계기록 공식 홈페이지 자료를 참고하였습니다. 포스팅 열람 시기에 따라 기록이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더 크게, 더 높게, 더 빨리, 더 멀리!세계 최고 기록을 가진 항공기 1) 중량 기준으로 가장 거대한 항공기 – 우크라이나 안토노프 항공사의 An-225 ‘무리아'(Antonov An-225 ‘Mriya’)

이미지 출처: wikimediacommons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기는 무엇일까요? 이것은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네스 세계 기록에서는 무게, 길이, 날개 폭, 승객 수 등 다양한 기준의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 중 무게와 길이 기준의 최대 항공기를 소개합니다.

먼저 표준 최대 이륙 중량이 가장 높은 항공기는 우크라이나의 안토노프 항공사의 An-225 ‘무리아’입니다. 표준 최대 이륙 중량이 무려 640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사진만 봐도 묵직한 위압감이 느껴져요. 이렇게 무거운 보디를 띄우기 위해 터보팬 엔진이 6개나 장착되어 있습니다. 길이 84m, 날개폭 88.4m, 높이 18.1m로 크기도 훌륭하다고 합니다.

  • 최대이륙중량(MTOW: Maximum Take Off Weight): 비행기의 기체중량 및 승객, 화물, 연료 등의 중량을 모두 포함하여 이륙이 허용되는 최대중량

소련 궤도선 Buran을 태우고 비행 중인 An-225/출처: wikimediacommons 그런데 이렇게 큰 항공기의 용도는 무엇일까요? An-225는 소련군에서 궤도선 수송을 위해 개발된 항공기였습니다. 1988년에 완성되어 첫 번째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19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An-225는 수년간 사용하지 않고 방치되었다는 것입니다.

소련 붕괴 후 안토노프 항공사는 우크라이나에 편입되었습니다. 이후 An-225는 상업용으로 개조되어 초대형 탑재물 운반용으로 활약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재해 구호 활동 중에는 막대한 양의 구호 물자를 신속하게 수송할 수 있어 현재는 국제 구호 단체의 큰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합니다.

2) 길이 기준으로 가장 긴 항공기 – 영국 하이브리드 항공사(Hybrid AirVehicle)의 에어랜더 10(Airlander 10)

출처 : wikimediacommons 길이 92m로 세계에서 가장 긴 항공기, 영국 하이브리드 항공의 에어랜더 10은 비행선과 비행기의 중간 격인 하이브리드 항공기입니다. 길고 뚱뚱한 타원형 몸체에 날개와 프로펠러가 달린 형태입니다. 부력으로 부상하는 비행선의 원리와 양력으로 부상하는 비행기의 원리를 조합한 것입니다. 풍선처럼 생긴 몸체에는 헬륨이 가득 차 있습니다.

에어랜더 10은 친환경 항공기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몸통을 띄우는 데 60~80% 정도를 부력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프로펠러도 2개는 내연기관, 2개는 전기모터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다만 속도가 다소 느린 것이 단점이래요.

3) 가장 높은 고도를 비행한 제트 추진 항공기 – 러시아의 미코얀-그레비치 (MIKOYAN-Gurevich) MIG-25

출처: wikimediacommons 국제 항공 연맹(FAI: Federation Aeronautique Internationale)에 공식적으로 기록된 제트 추진 항공기의 최대 고도 비행 기록은 러시아 MIG-25의 37,650m입니다. 거의 수직으로 상승하여 단시간에 그 고도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국제선 민항기의 비행고도가 10~12km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거의 3배 높은 고도에 이른 셈입니다.

4) 가장 높은 고도를 비행한 상업용 항공기 – 미국 버진 갤럭시의 VSS 유니티 (Virgin Space Ship “Unity”)

VSS 유니티의 2016년 발매 이벤트 이미지/출처: wikimediacommons에서는 상업용 항공기 중 가장 높은 고도의 비행 기록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버진 갤럭시의 VSS 유니티입니다. 2021년 7월 11일 항공기 조종사 2명 외에 민간 승무원 4명을 태우고 86.1km 고도까지 비행에 성공해 기록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VSS 유니티는 로켓 추진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위에서 소개한 MIG-25의 최고 고도 비행 기록과는 별도로 구분됩니다.

또한 VSS 유니티는 이날 비행을 통해 가장 빠른 상업용 항공기 비행 기록을 동시에 세우기도 했습니다. 약 40km 고도에서 최고 속도가 3,563km/h(마하3)까지 이르렀다고 하니 놀랍지 않으세요?

5) 상업용 여객기의 가장 먼 비행 – 보잉 777 월드 라이너의 홍콩 – 영국 직항 비행

보잉 777-200LR/출처: wikimediacommons 보잉 777-200LR은 보잉 777 시리즈의 장거리 비행용 모델입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공항을 직항으로 이동할 수 있어 월드라이너(Worldliner)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2005년 11월 10일 홍콩에서 런던까지의 비행은 세계에서 가장 긴 상업 항공기 비행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때 비행거리는 21,602km, 비행시간은 22시간42분에 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상용 비행이 아니라 기록을 위한 비행에 가까웠습니다. 기네스북 관계자와 승무원 등 35명만 태웠기 때문입니다.

6) 가장 많이 운용 중인 상업용 항공기 – 보잉 737

대한항공에서 운용 중인 보잉 737-800 / 출처 : wikimediacommons 세계 각국의 항공사에서 10,000대 이상 운용되어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오른 항공기가 있습니다. 보잉 737 시리즈입니다. 2021년 10월 31일 기준 10,815대가 생산되어 운영 중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보잉 737 시리즈 중 가장 많은 모델은 737-800으로 총 4,989대가 생산되었다고 합니다.

7) 수동조작 무인항공기를 동시에 가장 많이 날리는 – 2019 인천정서 진드론페스티벌

이미지 출처 : 드론 축제 전서진 홈페이지, 한국에서도 항공기 비행 관련 기네스북 기록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2019년 11월 16일 인천 서구 아시아도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전서진 드론 축제입니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926명이 기네스 기록 도전에 참여해 드론 839대를 동시에 날리는 데 성공해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습니다. 이 926명 중에는 장애인, 다문화 가정, 외국인까지 포함되어 있어 더욱 뜻깊은 기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21년 11월 13일 토요일에는 제2회 전서진 드론 축제가 열릴 예정입니다. 18시부터 시작해서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생중계도 한다고 하니 관심있으시면 시청해보시는건 어떨까요? 🙂

잘 알려지지 않은 최초의 항공 업적 1) 최초의 상업용 제트 항공기 – 영국의 드 하빌랜드 코멧 (De Havill and Comet)

1949년 10월에 촬영된 코멧 1 프로토타입/출처: wikimediacommons 세계 최초의 제트 동력 상업용 항공기는 1949년 7월 27일에 첫 비행을 시작한 영국의 드 하빌랜드 코멧이었습니다. 1952년 5월 2일부터는 영국 런던과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이를 정기 운항하는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초기에는 비행이 순조로웠지만 항공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도 안 돼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1953년과 1954년에 수많은 사상자를 낸 3건의 사고가 발생하여 운행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코멧 2, 3 개발을 거쳐 코멧 4에서 상업용 항공 서비스를 재개했는데, 이때는 이미 보잉 707과 더글러스 DC-8이 시장 리더가 되어버린 상황이었습니다. 코멧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역사의 뒷길로 사라지게 됩니다.

2) 최초의 3D 프린팅 항공기 – 2016년 베를린 에어쇼에서 공개된 에어버스 THOR

베를린 에어쇼에 전시된 THOR/출처: wikimediacommons 2016년 베를린 에어쇼에서 세계 최초의 3D 프린팅 항공기인 에어버스 THOR이 공개되었습니다. THOR이라는 이름은 ‘Testing High-tech Objectives in Reality’의 이니셜을 따서 지어졌다고 합니다. 2개의 1.5kW 전기 모터로 구동되며 전기 엔진 부품을 제외하고 전체가 폴리아미드 3D 프린팅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비행 테스트도 안정적으로 통과했다고 합니다.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THOR은 비행기를 보다 경제적이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3) 최초의 수직이착륙기(VTOL) 아이디어 설계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아이디어 스케치

출처 : wikimediacommons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 중 하나로 꼽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는 미술뿐만 아니라 공학, 해부학, 건축학,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작품과 아이디어를 남겼습니다. 그의 스케치 중에는 최초의 수직이착륙기(VTOL)에 대한 아이디어도 있었다고 합니다. ‘공중나사(Aerial Screw)’라는 이름의 나선형 나사에 헬리콥터 같은 날개가 달린 장치였습니다. 스케치는 1493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자료는 19세기에 발견되었습니다.

명예냐 불명예냐 황당한 항공기-미 공군의 XF-84H 썬더 스크리치(Thunderscreech)

비행 중 XF-84H 이미지/출처: wikimediacommons 비행기의 소음이 다소 크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토나 발작을 일으킬 정도의 소음이 엄청난 비행기가 있다면 어떨까요? 그 주인공은 미국 공군의 XF-84H 전투기입니다.

1955년 7월 캘리포니아주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XF-84H 엔진 가동 테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프로펠러에서 엄청난 소음이 발생했고 40km 떨어진 가정에서도 소음으로 인한 불쾌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지상 승무원은 소음으로 인해 심한 메스꺼움과 두통을 느꼈고, 한 엔지니어가 XF-84H에서 나오는 충격파에 근거리에서 노출된 뒤 발작을 일으켰다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XF-84H 프로젝트는 단 12번의 짧은 시험 비행 후에 취소되었는데요. 소음뿐만 아니라 열악한 핸들링 특성, 기계적 불안정성, 예상 속도 달성 실패 등 여러 이유에서였다고 합니다. 결국 XF-84H는 가장 시끄러운 항공기라는 세계기록과 썬더 스크리치(screech키키키키키키키키키키키키 등의 귀에 거슬리는 날카로운 소리)라는 우스꽝스러운 별명만 남기게 됐습니다.

2) 운용 전에 폐기된 가장 비싼 항공기 – 영국의 님로드(Nimrod) MRA4

시험비행 중인 MRA4/출처: wikimediacommons 님로드(Nimrod) MRA4는 영국 공군을 위해 제작 중인 정찰 항공기였습니다. 1대는 이미 비행 중이었고, 1대는 거의 비행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나머지 7대는 거의 제작 완료 단계에 도달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2011년 1월 24일 님로드 프로젝트는 취소되고 제작 완료된 기체도 해체를 시작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 이유는 항공기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서 개발 비용도 점점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원래는 21대를 구입할 예정이었지만 점차 12대, 9대로 감소했습니다. 그나마 국방예산 삭감으로 폐기된 것입니다. 당시 기체 1대의 제작 비용은 약 4억5천만파운드(약 7,108억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즉, 약 38억파운드를 낭비한 것입니다. 당시 리암 폭스(Liam Fox) 국방장관은 님로드 MRA4 프로젝트를 최악의 국방부 조달 성과로 꼽기도 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기네스 세계 기록! 최고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엿볼 수 있어 뿌듯한 느낌도 듭니다. 가끔은 황당한 기록도 있지만 더 나은 발전을 위한 귀중한 시행착오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도 최고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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