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여행

셋째 날 아침 한 달간의 긴 여행, 미친 파리의 물가, 아직 여행 초반 식사를 할 수 있는 에어비앤비 조건을 가진 현재로서는 여행 막판 여유로운 쇼핑까지 가려면 최대한 경비를 아끼기 위해 밥을 지어 먹어야 한다.

파리의 따릉이가 공유자전거 발레브를 빌려 3㎞가량 떨어진 15구에 위치한 k-mart로 향했다. 한식 재료를 사기 위해서다.

뭘 사가면 그녀에게 속지 않을지 도무지 모르겠어. 마트 안에서는 전화가 연결되지 않아 무엇을 사갈지 물어볼 수도 없었다. 김치, 김밥, 떡볶이 키트, 대파를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센 강을 건너 숙소로 향했다. 에펠탑을 보면서 자전거를 타는 날이 오다니. 한때 미드나잇의 파리 오프닝 영상에 미쳐 파리다운 음악과 파리의 풍경을 여러 번 되짚어봤지만 꿈이 현실이 됐다.

다행히 물건을 잘 챙겨왔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물이 없어 다시 나와 집 근처 마트에서 물을 사왔다. 물을 가져오는 모습이 정말 k-노비스럽다.

파리뷰를 보면서 떡볶이에 김밥을 먹었다. 맛있어

외출 준비

걸어서 시립미술관으로 가는 길 그녀의 붉은 양말 덕분에 이날 하루 종일 파리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게 된다. 파리에는 빨간 양말 안나

예술의 세계는 정말 어렵다. 과연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궁금한데 물어봐도 몰라. 이글을쓰고있는지금현재내가궁금한것은이전시,우리가입장료를내봤을까? 그 뿐이야.

백남준 작품 너무 기뻤어. 그래도 아는 거니까

아주 심오하고 유쾌한 영상이었다. 이 전시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

전시를 다 보고 지하철을 타고 마레지구로 이동했다. 호선마다 달라 자동문도 있지만 버튼을 누르거나 손잡이를 올려야 문이 열리는 파리의 낡은 지하철은 신기하고 재미있다.

bootcafe에 왔다. 비는 내리고 좁은 실내에는 자리가 없다. 결국 밖에서 우산을 쓰고 비를 반쯤 맞으며 커피를 마셨다. 운치와 낭만이 곁들여져 꽤 즐거웠다.커피 한잔을 비우자 자리가 비어 실내로 들어와 라떼를 한 잔 더 주문했다.

이곳은 일본인들이 운영하는 카페다. 파리에는 특히 일본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이라 카페가 많다. 파리에 방문한 일본인에게만 나타난다는 파리 증후군이라는 일종의 정신과적 질환에서 살아남은 일본인 인건비. 어쨌든 멋진 사장이었다. 원너블하고 습득한 짧은 오타쿠 일본어를 구사하며 대화를 나눠보려고 했지만 영어와 프랑스어를 너무 잘해서 일본어는 꺼낼 수도 없었다.

커피를 마시고 근처에 레코드 가게가 있어서 들렀다. 주로 빈티지 LP를 모은 이곳은 청음도 가능했다. 주로 디스코, 힙합, 일렉트릭 위주의 매장이기 때문에 저희가 원하는 것은 굉장히 소수의 물량만 있어서 아쉬웠다.

어딘가에 사람들이 되받아치고 있다. 메르시 매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도 피하기 위해 매장에 들어갔다. 역시 살 만한 것은 없었다.

정처없이 걷다가 어느 창고에 쓰이던 건물에서 또 어떤 전시를 하고 있었다. 무료 전시였기 때문에 바로 들어가 보았다. 시립미술관에서 본 것보다 멋진 설치미술 같은 것이 눈길을 끈다. 오래된 멋진 페라리에서 저런 작품을.. 나는 작가의 자본에서 궁금하다.

길가에 보이는 카페에서 빵과 라떼를 시켜 먹었다. 야외 테이블에서 비를 맞으며 먹으면 더욱 맛있다. 파리에서 가장 많이 본 것은 담배꽁초와 개똥이다.가장 많이 맡은 냄새는 담배 냄새와 개 오줌 냄새다.담배를 맛있게 피우는 파리장들은 끊은 담배가 자꾸 떠오르게 한다. 파리에서는 마트나 편의점에서 담배를 팔지 않는다. 가격도 매우 비싸다. 그래서 정말 다행이야.

걷다가 우연히 멋진 성당에 들어왔다. 1유로짜리 촛불 하나를 사서 기도하겠다는 그에게 영국에서 온 아주머니가 말을 건넨다. 영어로 뭔가 말하고 있었는데 이 성당에 대해 설명해 줬다고 한다.

목적지 없이 걸어 다녔다. 불편한 신발 때문에 발은 힘들었지만 파리의 매력에 아픔도 모른 채 걸었다.

한국에서는 찾아가지 않는 점포가 파리 길가에는 그대로 산재해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에 있을 때보다 큰 장점은 느끼지 못한다. 마가렛 호웰 매장에서 본 물건은 쌌지만 오케이몰에도 대부분 있었다.

살로몬에 가기 위해 오페라로 옮겼다. 프랑스 브랜드 살로몬이니 당연히 국내보다 물건도 많고 저렴할 것이라는 생각에 갔는데 모두 품절이었다. 직원 말로는 패션워크로 유명인이 신고된 이후 파리 현지 내에서도 인기 폭발이라고 한다.

3만보를 걸었다. 아픈 다리를 붙잡고 지하철을 타고 다시 동네로 향했다.

집에 가기 전에 근처 슈퍼에 들러 먹을 것을 샀다. 아침에 이 마트에서 고작 물과 자두를 사느라 셀프 계산대에서 고생이 많았다. ‘이..익스큐즈모어!’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프랑스어에 자부심이 강한 프랑스인들은 생각보다 영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한국어에 자부심이 강한 나도 영어를 잘 못한다. “어쨌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두 번째 쇼핑은 성공했다.

집에 와서 저녁을 먹었는데도 배가 고팠다. 배가 작은 그녀와 달리 생각보다 많은 양이 나는 항상 배가 고팠다. 또 뭘 먹자고 하면 지금 밥을 먹었다고 뭐라 할 수 없으니 비오는 파리를 담고 싶다는 그럴듯한 핑계로 액테릭스 바막 한 장에 카메라를 메고 비가 미친 듯이 내리는 길목으로 나왔다. 마트까지 불과 300m도 안 되는 거리에서 비오는 파리 16구의 풍경을 담아 마트에서 먹을 것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수년간 함께한 셰일 재킷은 아직 살아있음을 보여주듯 이번 여행에 큰 도움이 됐다.

밤 9시 30분 에펠탑의 야경을 보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왔다.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던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맑다. 센 강 위를 둥실둥실 떠다니는 바트뮤스들이 센 강에서 에펠탑이 가장 잘 보이는 뷰로 서서히 모이기 시작하자 10시 정각이 되어서야 에펠탑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하고 강 위 도로 건너 어느 집 창문 동서남북에서 사람들의 환호가 들리기 시작한다.

6월 여름 시작 지점 파리의 밤을 보려면 엄청난 대기시간이 필요했다. 미드나잇 인 파리의 주인공 길처럼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하려면 12시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하루는 길고 몸은 피곤하다. 11시가 되기 전에 숙소로 돌아왔다. 이렇게 해서 벌써 파리에서의 3일째가 끝났다.https://youtu.be/CneA8rnWiVI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