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 2일 드디어 2주 만에 아기를 만나러 병원에 다녀왔다.
8주에 병원에 다녀와서 2주만에 아기를 만나러 가는거라 너무 설레었다.집에 정말 초음파 기기를 두고 싶을 정도로 나는 매일 아기가 궁금해.
아기를 만나러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생각보다 2주는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훌쩍 지나도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8주 3일~10주 1일까지 입덧 증상 베니싱 트윈을 확인한 후 이상하게도 입덧이 줄었다.그것도 아닌 게 아니라 매일 조금씩 다르지만 심한 편은 아니었다.
내 입덧 증상은 일단 기본적으로 식욕이 없어.먹고 싶은 음식도 없고 밥 양도 많이 줄었어.
밥 먹을 때는 반찬은 손도 안 들어가고 어제 먹은 반찬은 오늘 또 먹으면 왜 배가 아픈지…?그냥 물을 타 먹거나 국물에 말아 먹듯이 먹는 것이 입덧이 적은 식사였다.
후각도 되게 예민해졌어.처음에는 오이가 들어있는 음식이 시원해서 좋았지만 8주, 9주부터는 오이 냄새가 너무 싫었다.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싱크대 근처에 가도 구역질이 났다.
밥은 많이 먹으면 배가 부르지 않을 정도로, 배가 부를 정도로만 먹고 중간중간 간식을 먹었다.
임신 전에는 치킨 반마리 정도는 문제도 아니었지만 지금은 두 조각 정도 먹으면 배가 불렀고 피자도 원래 중간 사이즈 반판은 먹었지만 지금은 두 조각 정도밖에 먹을 수 없게 됐다.
그렇게 하루에 아침, 간식, 점심, 간식, 저녁 이렇게 5~6끼 정도 먹었는데 체중은 오히려 줄었다.처음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보다 약 2kg 남짓 살이 빠졌다.
입덧 이외의 증상은 배가 가끔 쿡쿡 찌르는 것처럼 아픈 것.자궁이 커지고 아기가 크면 배가 아플 수 있다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두통, 요통도 간헐적으로 있지만 두통이 심할 때는 그대로 잤다.
난임병원 졸업 10주차가 되면 난임병원을 졸업한다고 들었는데 사실 조금 걱정됐다.일단 8주 동안 베니싱 트윈을 확인했기 때문에 혹시 선생님이 주사를 더 맞고 질을 더 넣으라고 약을 처방해 달라고 해서 병원에 가는 당일 아침에도 신랑에게 “나 이러다 2주치 주사를 더 처방받고 오는 거 아니야?”라고 걱정했었다.
솔직히 말해서 정말 9주가 지났을 때부터는 주사를 맞고 끈질기게 넣는 게 힘들었다.귀찮아서 맞을지 힘들어서 맞을지 나도 애매하긴 한데. 정말 선생님이 주신 약을 하루도 빠짐없이 그냥 아기를 위해서 열심히 맞아서 주사를 다시 맞았더니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 것 같았다.
정말 시험관 1차인 저도 이렇게 힘든데 n차수를 하는 분들을 보면 존경심이 절로 나온다.
다음에 병원에 갈 때는 남편이 회사에서 일찍 퇴근해서 같이 가줬다.금요일이라 병원에 사람이 좀 있을 줄 알았는데 사람이 없어서 가서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진료실에 들어가자마자 초음파부터 봤어.드디어 2주 만에 만나는 우리의 기쁨이.
기쁨은 크게 성장한 상태였다.8주 때 봤을 때 2cm 정도였는데 3.24cm가 되고 바싹바싹 짧았던 손발도 길어져서 정말 팔과 다리 모양을 하고 있는 게 신기했다.
10주 2일 초음파 심장 소리를 그리고 정말 6주차부터 듣고 싶었던 심장 소리를 이제야 들려주셨다.10주 2일차의 기쁨은 심장 소리만으로도 우리를 설레게 했다.심박수는 174bpm
지금 초음파상으로는 아래에 있는 커다란 동그라미가 머리로 완전히 거꾸로 된 상태였다.뱃속으로는 아무래도 아기는 편하다니까 걱정 없어!
이게 머리고 이게 뇌예요.이 3cm짜리 작은 두 마리 아기에게도 뇌 심장 손발이 있다는 게 참 신기하다.
목숨이라니 정말 놀라워!
초음파를 다 보고 원장님과 상담을 하는데 이젠 제가 해줄 게 없어요. 오늘로 졸업이라고 하시니 정말 코끝이 찡했다.
저는 이제 주사를 안 맞아도 돼요? 질 정도로?” “네. 끝!”이라는 말에 다행스럽기도 하고, 5개월간의 난임병원 생활이 생각나 정말 울컥했다.
원장님께 여러 번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이틀째에 다시 오겠다고도 말씀드렸다.
그리고 8주차에 병원에 갔을 때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한 결과도 알려줬다.
임신 초기 검사에서 임신에 필요한 여러 항체가 있는지, 부족한지, 과잉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인데,
다른 수치는 모두 정상적으로 나왔고 항체도 있었지만 글루코스(해당 수치)가 114로 최대 기준치보다 4가 많았으며 갑상선 수치는 0.131로 최저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다.
당수는 8주차에 공복에 오라고 하지 않아서 식사를 한 지 몇 시간 안 돼서 혈액검사를 해서 그런 것 같고 갑상선 수치는 임신하면 일시적으로 수치가 오르락내리락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나는 떨어진 것 같았다.
모두를 위해 원장님이 확인서도 쓰면서 본원에 가서 꼭 재검사하라고 하셨다.
난임병원을 다니면서 심리적으로 원장님과 간호사 선생님들에게 정말 많은 의지를 했기 때문에 감사의 의미로 선물하고 싶었다.
작지만 준비한 내 선물이 병원가는 날까지 도착하지 않아서..아직 못 줬어… 다음에 드리고 오자.
그리고 이건 병원에서 받은 졸업 선물.기저귀와 물티슈, 건티슈, 손세정제, 그리고 화장품 샘플이 들어 있었다.
오, 이런 것도 주는구나.잘 챙겨 조리원 들어갈 때 가져가자!
당 수치, 갑상선 수치 재검사 결과 우선 재검사를 하러 갈 때조차 나는 밥을 먹은 지 8시간이 지나지 않은 상태라 당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저는 지금 배가 고픈데요.배고픈 거랑 상관없다고.
해당 수치를 잴 때는 8시간 공복 상태에서 재는 것이 정확하다고 하셨다.그래도 식후 4시간밖에 안 됐는데 이번 재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면 당 수치는 정상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저희 병원에서 갑상선 초음파도 봤는데 초음파상으로는 아무것도 안 보여서 정상이었는데 수치가 낮게 나온 부분에 대해서는 “임신하면 일시적으로 그럴 수도 있다”고 하셨다.
갑상선은 수치가 낮으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 수치가 높으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 반대된다는 얘기도 해주셨다.
금요일에 혈액검사를 하고 수요일까지 메일을 주신다고 하셨는데 오늘 아무리 기다려도 메일이 안 오니까 ‘아, 오늘 안 오나’ 포기하고 있던 차에 틸링 메일이 왔다!
당은 식후 4시간 혈당 95로 다시 정상 수치가 되고 갑상선 수치는 일시적인 변화로 보여 추적검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도 어려웠는데 이런 수치까지 너무 걱정이다.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난 대체 뭘 해야 되지…ㅠ 임신 초기에는 내 건강이 아기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서 좀 아쉽다.
후, 그래도 화이팅!! 우리의 기쁨은 건강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