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한국 개봉일: 2022년 8월 10일 러닝타임: 125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내가 쓰는 줄거리
영화 ‘헌트’ 포스터ㅣ출전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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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3년 군사정변으로 국가원수 자리에 오른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다. 미국의 한인들은 시위를 통해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대통령의 안위를 책임져야 할 정보부는 시위대를 포함해 모든 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던 중 대통령 암살 시도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정보부는 총출동한다.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이 내부 고위직에 있는 스파이, 즉 동림에서 누출됐다고 판단한 정보부는 내부자를 수사하기 시작한다. 과연 정보는 누구에게서 새어나올까. 동림이란 존재하는 것일까.나만의 감상 01 이정재, 배우에서 감독으로 배우가 감독으로 데뷔하는 경우는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작품에서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담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용기 있는 도전이 모두 성공적인 결과나 호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과 많은 작품을 한 감독의 색채를 따라하거나 ‘멋있어 보이려고’ 넣은 장치가 작품을 어중간하게 만들기도 한다. 결국 남는 것은 감독의 길이 쉽지 않음을 증명하는 혹평뿐이다.
이번 영화는 보기 전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정재를 오징어 게임이 아닌 헌트로 기억해야 한다 오징어 게임은 그만하고 영화를 만드세요 등. 홍보비로 인한 지출이 커 손익분기점이 높아졌다는 말까지 듣자 호평을 믿어도 좋을지 의문이 들었다.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이라는 기대보다는 ‘정우성, 이정재의 절친한 친구의 영화’라는 데 초점을 맞춰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했다.
영화 ‘헌트’ 스틸컷 ㅣ 출처 : 네이버 영화
우선 영화를 보는 동안 배우들의 연기력에 놀랐다. 정우성과 이정재의 데뷔 연도는 90년대지만 외모가 아닌 연기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가슴을 설레게 하는 멜로와 화려한 액션을 넘나들던 정우성은 나이가 들면서 정장을 입은 진지한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나는 ‘사람 냄새 나는’ 인물을 연기한 정우성이 가장 인상적이다. 뿅뿅 가는 눈빛을 보낸 것도 아니고 멋지게 차려입지도 않았지만 그의 연기가 그 모든 것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정재는 영화보다 대사로 기억되는 배우가 아닐까 싶다. 그가 출연한 굴지의 작품마다 명대사들이 탄생하고,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그의 대사를 따라한다. 포스팅을 쓰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정재가 출연한 영화를 많이 본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오징어 게임을 보지 않았다. 내가 원래 시리즈물(드라마)을 안 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정재를 오징어 게임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고 하지만 오징어 게임을 보지 않은 나는 영화 ‘도둑들’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
그러나 이제 이정재는 ‘헌터’ 이전과 이후로 갈릴 것이다. 배우로서의 이정재, 그리고 감독이기도 한 이정재.영화의 구성, 스토리 라인, 스케일이 모두 예상보다 훨씬 짜여져 들떠있지 않았다. 대중을 겨냥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말을 예술성 있게 끌어내려다 흐지부지 끝나는 작품이 아니라 대중에게 하고 싶은 말을 대중적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다. 완벽한 영화인지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지만 영화가 짊어진 어려운 과제를 해낸 것만은 분명하다.
영화 ‘헌트’ 스틸컷 ㅣ 출처 : 네이버 영화 ※ 이하부터는 소량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02 삶과 죽음에 관해 영화에 대해 무엇을 써도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조심스럽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조차 모르고 관람하다 보니 첫 장면부터 깜짝 놀랐고 현대사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를 접하기로 결정한 이정재의 대담함에 놀랐다. 제작, 각본, 연출에 모두 참여한 것으로 보아 이정재가 이 주제에 관해 확실히 할 말이 있다고 추측해봤다.
내가 받은 영화의 메시지는 삶과 죽음에 관한 것이다. 죽음을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와 죽음을 통해 삶을 하려는 자. 수단은 같지만 목적이 다른 두 사람이 그 사실을 알 때까지 영화는 사실상 치밀하게 진행된다. 영화의 반전이 밝혀진 이후가 오히려 본격적인 시작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마침내 두 인물의 진심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생명을 죽이는 심장은 차갑고 살리는 심장은 따뜻하다. 따뜻함으로 차가운 심장을 녹일 수 있을까. 아니면 따뜻한 심장도 결국 차가워지는 걸까?
영화 ‘헌트’ 스틸컷 ㅣ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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