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체가 되고 싶다 / 케이트 린 도티 / 밴 비 2020 독서 유쾌하고 신랄한 여성 장의사의 시체 문화유산 탐방기 앤돌니스 베스트 리뷰 선정 감사합니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죽은 자의 집을 청소하다의 저자인 김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의 김초엽 소설가, 일간 이슬아 수필집 이슬아 작가 등 3명의 추천문이 첫 번째로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죽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병원 장례식장이 기억 속의 전부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 집에서 장례를 치르는 장면이 흔하게 느껴지는데, 한국의 장례 문화는 쉽게 볼 수 없는 장례 문화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또 한 가지, 장례 준비를 쉽게 할 수 있다는 광고도 떠오른다. 물론 사회적 문제가 되는 장의기업도 떠오르는 곳이 한국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죽음을 회피하는 것은 개인적인 실수가 아니다. 그것은 문화적 차원의 실패다. 225쪽 이 책은 여러 나라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장례를 치르는지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을 마주하는 책이다. 여성 장의사가 책 머리에 괴짜 아이들을 괴짜로 만들어 놓은 부모님께 이 책을 바칩니다라는 말이 읽히는 동안 쉽게 사라지지 않았던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미국의 여성 장의사다. 자신이 속한 나라의 장례 문화는 법으로 규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책에서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리고 다른 나라가 죽음을 받아들이고 공동체와 가족이 선택하는 장례문화를 다양하게 보면서 스스로 경험한 일들을 기록한 책이기도 하다. 다른 나라의 장례문화를 쉽게 목격할 수 없는 만큼 저자의 책에서 만나보는 시간은 기이한 경험이기도 했다. 한 나라의 장례문화는 놀라운 상식이 깨져 다시 시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잡아볼 시간을 준 책이기도 하다. 편협한 사고가 시체를 두렵게 느끼고 두려움을 주었는지도 이 책을 통해 상기시킨다. 그리고 한 사람의 죽음이 시체가 되고, 시체는 한 사람의 삶의 이야기가 된다는 사실을 따뜻하게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고인이 된 유해는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가족이자 친구이자 인연이었음을 상기시킨다.
산업화된 장례문화를 고발하여 저자가 지향하는 자연장을 더욱 의미있게 바라보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관을 더 많이 팔려고 혈안이 된 미국 장례업자들의 행태도 지적하는 책이기도 하다. 가족이 장례를 치르던 시절을 떠올려보자. 마을 공동체가 하나가 돼 고인의 장례를 치르던 문화도 생각나게 한다. 책에서도 여러 나라의 장례 문화가 소개된다. 공동체가 보여주는 장례문화, 고인의 지인과 가족이 슬픔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제공돼야 하는 이유와 화학물질로 방부처리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된다. 화장하는 문화가 대중화됐지만 현실적으로 화장되는 시체의 모습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책은 객관적으로 전해준다. 자신의 죽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똑바로 보고 완전히 슬픔을 나누며 생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모두가 떠올리는 시간을 나누는 것과, 시신을 감고 머리를 감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깊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책을 몇 번이나 읽어 왔다. 그들이 마지막 순간을 병원이 아닌 집에서 떠나고 싶다고 선택하는 이유와 과정도 사실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책의 장례 선택권은 곧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은가를 생각하게 하는 귀중한 책이기도 하다.재구성이라는 이름의 뜻은 시신 퇴비화다. 재구성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가족은 그 흙을 모아서 자신의 정원으로 가지고 갈 수도 있다. 정원 가꾸기를 좋아했던 어떤 어머니는, 자신이 흙이 되어 새로운 삶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114쪽의 책에서는 야외 화장, 마네 의식, 죽은 자의 날 축제, 인간 재구성 프로젝트, 알티마 장의사, 유골계정에서 라스텔까지, 나티타, 자연장이 소개된다. 저자는 호주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멕시코 일본 볼리비아 미국 전역을 돌며 죽음의례를 관찰했다고 전한다. 저자는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장례식에 더 많이 참여시킬 수 있도록 새로운 의식을 도입하기를 희망하면서 책을 집필했음을 전하고 있다.
미국의 장례식은 더 비싸고, 더 산업적이며, 더 관료적이다. 12쪽짜리 대리석 묘비, 값비싼 마호가니의 관. 15쪽 방부처리(포름알데히드, 메탄올, 에탄올, 페놀의 합성물) 21쪽
시신에 음식을 가져다 옷을 갈아입히고 말을 걸어 보살피는 이야기, 할머니의 시신과 함께 방에서 잔다는 가족의 이야기, 죽은 지 몇 년 된 사람을 무덤에서 끌어내는 것은 존중의 표시이자 사망자로 이어지는 의미 있는 방식이라고 책은 전한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시체의 내용 중에는 대지로 새롭고 깨끗하게 돌아가는 경이로운 능력에 대한 글도 강하게 기억되는 내용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노화와 부패를 막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부패한다는 것이 과격한 행동이라고 책은 전하지만, 저자의 냉철하고 따뜻한 시선이 균형 있게 전달되는 책이기도 하다.
삶을 고민하고 풀어야 할 우리지만 죽음도 진지하게 마주하고 시신을 어떤 방식으로 장례를 준비할 것인지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떠날 준비도 필요한 시대다.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죽고 어떻게 떠날지도 가족과 진지하게 논의하고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 책이다.
볼리비아는 남아메리카의 최빈국이에요. ‘페미니시디오’ 즉 ‘여성 살해’. 여성을 노린 살인이라는 뜻이죠. 여자들은 여자라는 이유로 대개 자신과 함께 사는 남자의 손에 죽습니다.195쪽
#좋은 시체가 되고 싶다 #밤비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