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의학 전문가들이 모여 적절한 의료행위 기준을 제시하는 ‘슬기로운 선택’ 캠페인을 시작했다.8일 명망 있는 의대 교수 모임인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영상의학과 등 17개 의학회가 모여 심포지엄을 열고 환자 상황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현명한 선택’ 명단을 발표했다.불필요한 진단과 처치로 인한 환자 피해와 의료자원 낭비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현명한 선택 미국내과의사재단이 2012년부터 불필요한 검사 및 처치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캠페인.영어로는 튜징 와이즐리(Choosing Wisely). 의사가 자발적으로 환자에게 해가 되는 과잉의료를 없애고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적절한 의료행위를 하자는 뜻에서 비롯됐다.

출처 = 조선일보/그래픽 = 양진경 ◆ 관행으로 하던 검사. 치료 끝 ◆
①담낭에 담석이 있다고 진단되면 수술로 담낭을 제거해야 할지 고민할 때 현명한 선택은 증상이 없는 담석이나 얌전히 생긴 5㎜ 이하의 담낭폴리프 환자에게 담낭 절제술을 통상 시행하지 않는다.
②말기 환자에게 암 의심 증상이 없으면 암 검진은 하지 않아도 된다.남은 생존 기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암을 굳이 찾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③빈뇨, 절박뇨 또는 절박성 요실금 치료 목적으로 요도 슬링 수술을 하지 마라.최근 산부인과나 비뇨의학과에서 요실금 치료를 위해 느슨한 요도를 갖추고 매주 하는 요도 슬링 수술이 많이 이뤄진다. 기침이나 웃음 등 복압이 올랐을 때, 소변이 새는 복압성 요실금 때만 느슨한 요도를 잡아주는 수술이 적용돼야 한다.
④병원에서 CT 또는 MRI 조영제를 사용하는 검사를 받을 때 지금은 금식할 필요가 없다.이전에는 검사 중 구토가 일어나 흡인성 폐렴이 생길 수 있었지만 조영제가 발달해 금식하지 않고도 안전하게 검사가 이뤄질 수 있다.
⑤전립선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전립선암의 항원지표인 PSA 혈액검사를 건강검진으로 자주 하지만 무증상 40세 미만 남성은 이 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 전립선암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태에서 불필요한 조직검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줄이려는 의도다.
⑥관상동맥이 막힌 심근경색증 진단을 받으면 수술로 관상동맥을 재건하거나 금속망 스탠트를 넣어 좁아진 관상동맥을 넓히는 치료를 받는다. 복잡한 관상동맥질환자는 내과, 흉부외과 등 심장통합진료 없이 치료방법을 선택하지 말라고 권한다. 한쪽 의사의 말만 듣고 무리한 시술을 받지 말라는 뜻이다.
◆의료행위에 대한 효과를 고려하여 실시◆
온몸에 숨어 있는 암을 찾아낼 목적으로 PET-CT를 건강검진으로 찍기도 한다.이를 판촉하는 병원도 있다. 현명한 선택은 무증상 환자에게 암 검진으로 PET-CT 검사를 찍지 않는 것이다.방사선 피폭이 많아 조기암 검진 효과가 적지만 고액 검사를 하지 말라는 뜻이다.
자녀가 열성경련에 빠지면 부모는 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뇌 CT나 MRI 검사를 하게 된다.하지만 단순한 열성경련은 뇌질환과 무관하므로 관행적으로 이런 검사를 해서는 안 된다.
단순 실신도 마찬가지다.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성 감염에 항생제를 일상적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
태아다운증후군 선별검사를 위해 모체혈청 선별검사와 태아 DNA 선별검사를 동시에 실시하지 않는다.
말기 암 환자의 상당수는 통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절반 정도가 충분한 통증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이에 현명한 선택은 암 통증에 마약류 진통제를 포함해 통증 치료를 적극적으로 할 것을 권한다.말기에 진행되는 암환자의 경우에도 의사들은 적절한 시기에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가족에게 권하라고 지시했다. 끝까지 불필요한 항암 치료에 연연하지 말라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