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가 없던 시절 본즈를 처음부터 나온 시즌까지 쭉 봤다. 그리고 이번에 디즈니플러스를 구독하면서 본즈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우선 너무 좋아진 화질에 감격스럽다. 그리고 오랜만에 봐서 처음 보는 드라마 같아서 재밌었다. 기억력이 나쁜것, 이럴때 좋아. 여러분 디즈니플러스에 본즈가 있어요!! 롱롱!!!!!!!
한국 오징어 게임이 흥행한 이유는 한국적인 인물 간 서사와 감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확실히 미국에는 사실과 흥미 중심, 여러 장르를 다룬 드라마는 많아도 인간관계가 드러나는 감정을 다룬 드라마는 별로 없다. 그런 면에서 제가 미드나잇 중에서 특히 좋아하는 장르가 하나 있는데 남/여 버디 수사물이다. 그리고 본즈가 바로 그에 해당하는 드라마다. 기본적으로 법인류학자들이 FBI와 협력해 뼈를 통해 살인사건을 풀어내는 매우 장르 드라마이긴 하지만 살인사건 추리와 그 결과에 집중하는 과정에 버디물 특유의 특징이 가미된다. 수사물에 남녀 장르가 들어가면 거기에는 미국 나름의 문화적 특성을 볼 수 있게 된다. 어떤 형태로든 살인사건과 관련한 미국 문화와 서사가 추가된다. 그 과정에서 전형적인 미드답지 않은 감성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에피소드에서 크리스마스 주에 사람들이 일을 하다가 실수로 뼈에서 오래 전에 감염병이 퍼지게 되고 랩 사람들이 다 같이 크리스마스 내내 격리하게 된다. 그러면서 서로의 사적인 부분에 대해 알게 되고 크리스마스에 격리된 이들을 유리문 너머로 보려고 가족들이 속속 방문한다. 이 안타까운 장면을 보고 지금의 코로나 시국이 떠올랐다. 물론 이 장면은 5년 이상 전에 나온 장면이다. 그리고 안에 남은 사람들은 가진 자원을 동원해 서로 산타가 되어 선물을 주고받는다.
초반부에는 이처럼 전체 인물 간의 이야기, 배경을 많이 풀고, 뒤로 갈수록 이 인물의 관계가 전개돼 러브라인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간간이 등장하는 특별 에피소드에서는 이 관계의 진전이 훨씬 두드러진다. 미국에는 이 버디물 장르의 경우 오랫동안 두터운 팬층이 있는지 유튜브 댓글로 지극한 팬심을 확인할 수 있어 보는 영상 댓글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한 드라마 영상에는 끝난 지 5년 후인데도 그리워서 찾았다는 댓글이 가득하다.(사람이 사는건 다 비슷해…모두 정말 귀여워…)
뼈를 통해 살인사건을 풀어내는 것이 독특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아 다시 봐도 너무 재밌었고 이 장르가 잘 맞는 사람에게는 추천한다. 벌레나 시체 등 징그러운 게 많이 나오는데 나는 보면서 밥도 잘 먹으니까 남들은 어떤 수준인지는 잘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