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말 산불을 딛고 어렵게 찾은 캘리포니아 9개 내셔널 파크(National Park) 중 위기 주부가 마지막 아홉 번째로 방문한 북가주에 있는 라손볼 캐닉(Lassen Volcanic) 국립공원의 마지막 이야기다.
9박10일 자동차 여행 중 2박3일 캠핑 여행 마지막 날 서밋 레이크 노스(Summit Lake North) 캠핑장 해발 2042m의 쌀쌀한 아침이지만 오랜만에 혼자 카메라를 들고 캠핑장 주변을 둘러봤다.
호숫가 남북으로 캠핑장을 끼고 있는 ‘정상호수’ 서밋레이크(Summit Lake)의 조용한 아침~
이곳에서 동쪽으로 등산로를 따라 들어가면 에코레이크(Echo Lake) 등 작은 호수를 지나 지금은 캐스케이드 산맥(Cascade Range)을 따라 북캐나다 국경까지 이어지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을 만난다고 한다. 이 당시에는 곰이 자주 출몰해 백패킹은 금지한다는 안내판이 별도로 세워져 있었다.
전방 리딩 피크(Reading Peak) 우측 너머로 전날 지혜와 둘이 오른 라센 피크(Lassen Peak) 정상이 언뜻 보인다. 캠프 사이트로 돌아와 아침을 간단히 먹고 철수해 공원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갔다.
중간에 잠시 들른 곳은 1915년 화산 폭발로 인한 영향을 흔히 볼 수 있는 피해 지역(Devastated Area)을 짧게 도는 곳이다. (사진을 클릭하여 원본을 보면 안내판의 내용을 읽을 수 있다)
트레일 주차장에서 돌아보니 이곳에서 약 3마일 떨어진 라성 화산 한가운데 뾰족한 해발 3,187m 정상이 잘 보였다.
올드 자이언트(Old Giants)라는 이름의 이 화산암(lavarock)은 27,000년 전 라손피크가 솟아오를 때 만들어졌으며 1915년 화산 폭발과 함께 정상에서 5㎞ 떨어진 이곳까지 떠내려갔다고 한다.
안내판 사진 속 5개의 바위가 실제로 바닥에 ‘쪼로미’ 놓여 있다.^^ 왼쪽 두 개는 27,000년 전에 만들어졌고 오른쪽 세 개는 1915년 화산 폭발 때 만들어졌으며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어린 바위라고 한다.
짧은 트레일을 마치고 공원 도로를 달려 공원 북쪽 출구 빌리지까지 왔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 캠핑장 입구 쪽으로 먼저 왔다. 이곳의 이름은 오른쪽 통나무 벤치에 새겨진 만자니타 레이크(Manzanita Lake)이다.(구글 맵에서 위치를 보려면 클릭)
돌아와 방문객센터에 도착하자 마스크를 쓴 레인저가 커다란 야외 임시 안내판에 필요한 정보를 붙이고 있었다.
다행히 이곳에서 꼭 들어가 봐야 할 장소인 루미스 뮤지엄(Loomis Museum)은 문을 열었고 국립공원 핀섬 기념품으로 사고 내부를 구경할 수 있었다.
사진작가 프랭크 루미스(Frank Loomis)가 1915년 6월 14일 건판 카메라로 찍은 이 장면은 처음으로 사진으로 기록된 화산 폭발 장면으로 미국 전역의 신문에 실렸으며 이듬해 이곳이 미국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번호가 적힌 순서대로 총 6장의 사진이 전시돼 있지만, 심지어 안쪽에는 코로나 때문에 들어갈 수 없었다. 당시 필름 카메라는 화질이 좋지 않아 사진사는 건판 카메라를 사용했기 때문에 루미스도 이 사진을 찍을 때마다 최대한 빨리 건판을 교체하면서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객센터는 폐쇄되고 원래는 만자니타 호수나 북쪽 리플렉션 레이크(Reflection Lake) 주변 산책로를 따라 하이킹을 할 생각이었으나 산불 연기가 점점 더 많이 밀려오는 것 같아 이른 점심만 먹고 나가기로 했다.
그래서 다시 캠핑장 쪽으로 들어가 호반 피크닉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이 무렵에는 산불 연기가 짙어져 라성피크는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적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자주 만났다.”
“같이 사진이나 찍자~”
컵밥으로 점심을 잘 먹고 나서 공원을 나와 3시간가량 차를 몰고 네바다주 리노(Reno)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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