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싱부스>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와 함께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하이틴 로맨스 시리즈이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엘의 모습과 키싱부스에서의 로맨틱한 키스로 청춘의 고민과 판타지를 동시에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내가 사랑한 모든 남자들에게>가 지난 2월 시리즈를 마친 데 이어 <키싱부스> 역시 이번 3편을 끝으로 넷플릭스의 하이틴 로맨스 1챕터가 막을 내렸다.
이 시리즈는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엘의 모습을 통해 하이틴 로맨스의 장르적 매력을 담는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죽음으로 플린 가족과 마치 가족처럼 성장한 엘은 리플린과 절친한 친구가 된다. 두 사람은 규칙을 정해 영원한 우정을 맹세하지만 그 중 하나가 친한 친구의 가족이나 친구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 핸디캡의 마음을 사로잡은 상대가 리의 형이고, 어려서부터 함께 있던 노아다.
1편은 축제에 설치된 키싱 부스에서 우연히 우연이 겹쳐 키스를 하게 된 엘과 노아가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과 이 사실에 분노한 리와 엘 사이의 갈등이 주를 이룬다. 모든 갈등이 해결된 뒤 2편에서는 하버드로 간 노아가 동기인 크로이와 열애 중이어서 오해한 엘이 동급생인 마르코에게 관심을 보이고, 엘-마르코-마르코-클로이 사이의 오해로 점철된 사각관계가 주를 이룬다. 이런 해프닝과 키싱 부스를 통한 로맨스 분위기를 보여준 작품은 3편에서는 성숙한 이야기를 시도한다.

몸이 많이 좋아졌다든지… 너 원래 미소년 담당 아니었어?

노아는 전형적인 미남상이지만 너무 진한… 느끼한 면이 점점 부각되는


3편은 1편과 2편의 핵심 갈등을 초래하며 엘의 성장통을 다룬다. 엘-노아 커플, 리-레이첼 커플은 지역개발 문제로 판매를 앞둔 푸딩가 별장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엘은 대학 진학 문제를 놓고 1편에서 겪었던 사랑과 우정 사이의 갈등과 다시 맞닥뜨린다. 하버드대와 버클리대에 합격한 엘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노아가 다니는 하버드를 선택하면 지금보다 더 가깝게 사랑을 이룰 수 있는 반면 리와 멀어지게 된다. 반대로 버클리를 선택하면 리와 즐거운 나날을 보낼 수 있지만 2편처럼 노아와 멀어져 사랑에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엘은 일부러 하버드에만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하며 사랑을 선택한다. 대신 실망한 리에게 휴가 기간 중 과거 두 사람이 함께 작성한 버킷리스트를 함께 하자고 제안한다.



역시 다급하게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청춘의 추억을 리와 함께 만들어가던 엘은 노아와 갈등하게 된다. 휴양지에 마르코가 안전요원 아르바이트로 온 것이다. 마르코가 두 사람 사이에 말썽을 일으키는 이유는 엘이 너무 많은 책임을 지려고 했기 때문이다. 리와의 추억 만들기는 물론 집안에서도 바빠진 아버지 대신 동생을 돌본다. 그러다 보니 노아와 단둘이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내지 못하는 엘은 결국 모두를 실망시키는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노아와의 사랑도, 리와의 우정도, 아빠와의 관계도 망칠 순간이 다가온다. 역설적으로 엘이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하버드인가 버클리인가. 엘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바꾸어 말하면 노아냐 리냐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의 길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생각해서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에서의 엘, 우정에서의 엘, 가정에서의 엘 등 엘은 주변 사람이나 공간에서 자신을 바라볼 뿐 스스로를 직접 본 적이 없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던 그녀는 자신의 공간을 메우고 있던 주변이 떠나야 비로소 자신을 보게 된다. 이는 하이틴의 성장과 함께 남녀 간 사랑의 결실이라는 결말을 택한 로맨스가 더해진 할리우드 하이틴 로맨스 장르에서는 보기 드문 선택이다.


이번에도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마르코… 참고로 2편 당시 엘과 마르코의 연애를 원하는 파가 많았던 말에서 토이 스토리 3처럼 인생의 유년기를 정리하고 어른이 되어가는 엘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 이 작품은 판타지를 결말로 고르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와 선을 긋는다. 판타지는 추억의 한 챕터로 남기면서 은은함을 준다. 대신 성장이라는 현실적 결말 속에서 자신을 찾으려는 엘의 모습을 통해 색다른 묘미를 선보인다. 세 번째 작품으로 또 다른 확장을 시리즈화한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남자들에게>가 그랬던 것처럼 팬 서비스의 형식으로 막을 내린다고 생각한 작품은 한층 진보된 하이틴 로맨스를 통해 마지막 선물을 전달한다. 1, 2편에서 흥미를 자극한 요소를 가미하면서 3편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두 개의 하이틴 로맨스가 올해를 끝으로 막을 내린 만큼 세계적인 OTT 플랫폼이 선보일 또 하나의 챕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