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적의 마약 대부에게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일단 마약 얘기하면 내가 또 별로 안 좋아해. 게다가 국정원이라니, 오마이갓. 그런데 신기하게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는 다 보게 된다. 수리남도 첫 회부터 이건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밥 먹으면서 설거지하면서 기타 등 여유 시간이 생기면 계속 틀어놓고 결국 집중해서 봤다고 한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쫄깃한 맛이 난다고 했는데 그건 확실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그저 그랬다.(응??)

우선 마약 이야기는 너무 먼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잘 다루는 마치 내가 마약이 어떤 것인지 잘 아는 듯한 느낌의 소재다. 도대체 이걸 하면 뭐가 좋을지 궁금하면서도 이렇게 모두가 망하는 걸 보면 절대 하면 안 되겠다, 이런 마약. 그렇게 익숙한 듯 낯선 소재로 자꾸 콘텐츠를 만들어내니 이게 질리지 않으면 이상하지 않을까.

그에 질린 주제의 이야기를 6부작으로 쭉 늘려놨으니 도대체 왜 늘렸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이건 충분히 2시간 30분짜리 영화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데 부분적으로 여기저기서 데려온 느낌도 지울 수 없고. 수리남은 섬 이름이래 수리남이라는 남자가 있을 거고. 뭐 이것저것 덜컹거리는 느낌은 어쩔 수 없었어.

2000년대 중반 중남미의 작은 나라 수리남에서 맹위를 떨쳤던 마약왕 조봉행 사건을 극화한 수리남은 실화를 다루는 그의 능숙한 솜씨가 완전히 드러난 수작이다. 드라마틱한 실화라고 해서 일어난 모든 일이 극의 재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빼는 것은 제외하고 추가할 것은 더하는 취사 선택이 중요하다. 여기에 또 하나 감독의 뷰파인더라 할 수 있는 시선과 주제의식도 필요하다.”실제가 더 영화 같았다”는 그의 말에서 각본 집필의 어려움이 엿보이기도 했다. 쉽게 믿을 수 없는 실화를 어떻게 하면 영화적으로, 드라마적으로 만드느냐가 관건이었다는 것이다. – 감독 인터뷰 중

실화를 극화한 것이라며 실제가 더 영화 같았다고 했는데 그 영화 같은 부분을 더 살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요즘 강한 영화가 많아서 그런지 수리남이 그렇게 강한 느낌도 들지 않았다.

하정우는 이제 이런 나쁜 것 같고 착한 것 같은데 정의로운 역할을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모든 것이 자기 복제를 하지만 과도한 자기복제로 인해 특징이 없는 느낌이다.

황정민은 이제 나쁜 역을 맡기로 결정한 것 같다. 예전에는 가끔 순애 보도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나쁜 사람 전문 배우라고 광고하는 느낌이랄까. 극중에서도 얼마나 얄미운 일인가. 그리고 뭘 그렇게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는지. 그동안 다른 음식으로 충분히 먹고 살았어. 왜 굳이 나쁜 짓을 하려고 조바심을 내는지 모르겠어. 아무튼 역할이 딱 맞아 씁쓸하다.

넷플릭스 소속 배우 박해수. 국정원이 아니라 나쁜 놈이 변신한 국정원이라고 생각했다. 큰 특징은 없었다. 그게 제일 무서운데, 쉿.

조우진이 국정원인 줄 몰랐는데 반전이라기보다는 정말 저렇게 리얼하게 잠복하는 국정원이 있는지 궁금했다. 문신은 화려하고 말투가 확 바뀌는 건 보통 배우 저리가라는 연기를 보여주는데 국정원에 소속되면 연기도 가르쳐주나 싶기도 하고.

스파이 아닌 줄 알았어. 당당하게 스파이지? 이러는데 스파이는 아니잖아. 저렇게 해놓고 유연석이 스파이는 아니지? 하고 걱정할 정도였다.

그 외 특별한 인물은 없다. 특히 여성 배우는 눈에 띄는 배우는 한 명도 없다. 이봉룡 배우 데리고 와서 이렇게 쓰냐고. 안 보면 되는데 가만히 보고 이러는 나도. 넷플릭스 시리즈 좀 더 참신해져야 할 시점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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