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갑상선암 이야기 (20220114 퇴원까지)

물론 수술을 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보통 이틀째부터는 그래도 움직일 수 있다. 배액관과 피통, 그리고 수액을 여전히 받고 있어 움직임이 불편하긴 하지만 병원에서도 계속 걸을 것을 권하기 때문에 수시로 움직여 본다.중앙대병원의 경우 대학병원급치고는 그리 큰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걷는 데도 한계가 있다.내가 입원했던 11층도 왔다갔다 하는 정도다.

수술 자체가 성공적으로 끝나 별로 아픈 것은 아니지만 컨디션이 여전히 좋지 않다.

게다가 감기도 심하게 걸렸었어. 집에서 가습기를 가져가는 바람에 건조한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가끔 열이 나기도 했고. 침대도 꽤 불편하다. 허리가 매우 단단해 깊은 잠에 빠지기가 쉽지 않다. 옆 침대 어르신들은 약한 수면제를 처방받고 주무신 것 같은데 이것도 좋은 방법이다.다만 침대가 딱딱한 문제라면 누워서 자면 허리에 부담이 훨씬 적을 텐데 아쉽게도 수술을 받은 직후부터 누워 잘 수가 없다. 적어도 일주일 가까이 지나서야 누워서 잘 수 있었던 것 같다.

둘째 날 회진 때 이르면 목요일(3일차), 또는 금요일(4일차) 퇴원이 가능하다고 했다.둘째 날부터 깨어나자마자 신디로이드 0.05mg을 마시게 됐다. 다른 분들도 수술 다음날부터 바로 약을 먹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이틀째부터 바로 먹는 것 같다. 빈속에 약을 먹었는데 과연 내 몸이 무리 없이 신지로이드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임산부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부작용이 적다고는 했지만 의외로 인터넷에는 몸에 맞지 않는다는 분들이 많아 걱정했다. 어쨌든 내 경우에는 수술 전과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기침과 가래는 나왔고 소변을 본 자리는 둘째 날이었던 수요일까지 매우 아팠다.셋째 날 목요일부터 거의 통증이 사라졌는데 이게 서서히 통증이 누그러지는 게 아니라 둘째 날에도 첫날만큼 아프고 아파서 문제가 생긴 게 아닌가 걱정했다. 하마터면 비뇨기과 진료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시간이 해결되었다.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현재 소속 부서장. 그리고 저는 지금 파견 중인데 전 소속 부서장이 과일 바구니를 보내주셨다. 고마운 일이다. 일부는 옆에 계신 어르신들과 나눠 먹고 아내를 통해 집으로 가져다 주기도 했다. 전 소속 부서장도 7~8년 전 갑상선암으로 양쪽 모두 절제수술을 받았다. 그때 병문안 갈 때도 갑상선암 이런 건 다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나도 갑상선암으로 수술을 하다니… 정말 사람 인생은 모르겠다. 내가 수술할 때 걱정해준 우리 고등학교 동창들도 지금 갑상선암이 의심된다고 한다. 결과가 2월 9일에 나온다고 들었는데.. 결절이 1cm가 넘어서 모양이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갑상선으로 인한 문제가 생각보다 굉장히 흔한 것 같아.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이 회복에 별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일단 잠자리가 너무 불편하고 감기도 심해 따로 이비인후과 진료를 해보고 싶었다. 그래도 수요일(2일차) 저녁에 내일 퇴원할지 모레 퇴원할지 나에게 오히려 결정하라고 물었지만 여기저기 상황을 좀 더 봐야 할 것 같아 결국 금요일에 퇴원하게 됐다. 퇴원 전날 간호사분이 오셔서 필요한 서류 등을 확인하시는데 이게 큰 의미가 없는 게 최종 진단서나 연말정산용 장애인 증명서는 어차피 외래로 와야 하기 때문에 잘 발급이 안 되는 서류가 없다. 저 같은 경우는 회사 병결 복귀용 소견서가 필요해서 다시 요청했다. 소견서 한 장에 2만원인데 다 해서 서류 발급 비용만 20만원 돈이 나온 것 같다. 첫 진단부터 첫 외래까지…

마지막 날 퇴원수속을 진행하면서 배액관과 피통, 수액을 모두 제거하고. 옷을 갈아입고 퇴원했다.옆 침대에 계신 선생님과도 사실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퇴원하면서 비용을 결제했더니 1100만원이 조금 넘게 나왔다. 저의 경우 회사에서도 지원이 나오고 실손보험, 암보험이 모두 가입되어 있어서 부담이 없었는데 아무런 보험이 없거나 회사에서 지원되지 않는 분들은 부담스러운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회사에도 감사하고 미리 보험을 들어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퇴원하는 날은 외식하는 것이 맛있다.

퇴원하고 나서는 보통 집에서 쉬는데. 나 같은 경우는 집에 어린 아기가 있어서 제대로 쉬기가 힘들었다.수술 전에 요양병원에 갈까 부모님 집에 갈까 고민을 했었는데요. 요양병원도 회사에서 비용지원이나 보험처리가 가능했지만 면회도 못하고 외출도 불가능한데 굳이 들어가 있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부모님 집에서 쉬기로 했는데 부모님이 이때 감기에 심하게 걸렸네. 그래서 일단 우리집에 복귀해서 3일정도 쉬고 부모님집에 갔다. 부모님 집에서 쉬는 동안 잘 먹고 잘 자고 많이 회복된 것 같다.

첫 판정부터 퇴원까지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이제 모두 글로 옮겨간 것 같다.나머지는 계속 진행형이기 때문에 나도 내 몸을 챙기고 수시로 여러 사람과 공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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