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만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 같은 비주얼을 뽐내고 있는 표지 속 인물을 보면 열한 살 난 딸이 무척 좋아할 것 같다고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책이 도착하자마자 책을 먼저 읽어봐도 되냐고 묻는다. 그러라고 하니까 얼른 가방에 넣는 모습이 귀여워. 책에 담긴 이야기가 궁금했지만 손에 잡히자마자 나타나서는 너무 재미있는 책이라며 재잘거리는 딸을 보면 절로 미소가 번진다. 아이와 책을 놓고 이야기할 때가 참 좋다.
주인공 오니가와라 모모카( 河川 主人公香)는 17세의 여고생으로 오쿠가와치 고등학교에 다닌다. 그녀에게는 절대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지만, 그것은 바로 현존하는 귀신 집의 유일한 귀신 중 하나라는 것. 청력은 보통 사람보다 3배가량 좋아 당황하거나 흥분하면 자신도 모르게 뿔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모모카는 입학 첫날 엄청 예쁜 얼굴을 한 꽃미남 진구지 미사키 선배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리고 미사키로부터 자신이 찍는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달라는 제안을 받고 고민에 빠진다.”모모카, 배우 한번 해볼래?” “네?” 조용해지려던 심장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내가 배우를 내가 만드는 영화의 여주인공이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랑 같이 레드카펫을 걸을 거야. 어때 멋있지?’ p.56부터.한편 같은 반 아오키 렌은 복숭아꽃이 귀신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해 머리를 쓰다듬고 머리카락을 헤치고 뿔을 찾는다. 모모카는 초등학교 때 시내에 가서 줄넘기를 하는 아이들의 놀이에 끼었지만 밧줄에 자꾸 걸려 당황하는 바람에 뿔이 튀어나와 놀림을 당한 이후 시내에 나간 적이 없다. 그때 자신을 놀린 사람 중 한 명이 여우눈의 남자아이 렌이었기 때문에 다시는 그와 연루되고 싶다. 근데 계속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모모카(花花)는 주인공을 뽑는 오디션에 도전하지만 떨어지고 만다. 그녀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귀신 소녀는 오늘부터 영화배우!>는 읽는 내내 경쾌하고 즐겁다. 자신이 귀신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싶지 않은 귀신 소녀를 필두로 펼쳐지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사실 어른들의 시선에서는 다소 유치해 보이지만 아이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