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차에 별이를 만난 다음 날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피검사 결과가 아직 다 나오지는 않았지만 현재 갑상샘 수치가 낮아 별도의 내과 진료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TSH(갑상선 자극 호르몬) 수치의 경우 MIN 0.27에서 MAX4.69인데 나는 최소 수치보다 낮은 0.053 수치가 나왔다고 한다. 갑상선의 경우는 수치를 반대로 보기 때문에, 이 경우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의심된다고 하였다. ( Free T4 MIN 0 . 76 MAX 1 . 7 )
갑상샘 수치의 경우 하루라도 빨리 내원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내분기계과가 있는 이번 주 중으로 방문하라고 했다. 갑작스런 상황에서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자세한 내용을 알렸다. 남편은 전화를 하자마자 조퇴해 집으로 돌아와 걱정하고 있는 나를 안심시켰다.
참고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호르몬의 과잉분비로 신진대사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발생하는 증상으로 1) 심장박동수가 증가하여 운동을 하게 되면 호흡곤란을 느끼게 되고 2) 체내에 열이 발생하여 더위에 약해지고 땀이 나기 쉬우며 3) 신경과민, 불면증과 함께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다고 한다.
반대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감성선 호르몬의 부족으로 전신의 대사 과정이 늦어짐에 따라 나타나는 여러 증상으로 1)추위를 느끼고 피부와 머리카락이 건조해지면 쉰 목소리가 나오며 2)위/장의 운동이 저하됨으로써 소화가 잘 안되고 변비가 생기며 3)뇌 기능 저하로 기억력/집중력이 저하되어 무기력증에 시달리며 지속적으로 피로해지기 쉽다. (산본마리아 산전결과보고서 참조)
출처 : 을지마대병원 홈페이지보다 최근 의정부에서 을지마대병원이 개원하면서 병원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통합콜센터에 연락해 내분비계과의 예약을 요청했다. 고맙게도 내일 진료 가능한 자리가 하나 남아 있어 바로 진행했다.
피검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8시간 단식을 하라고 했다. 단식은 가능하나, 오전에 넣는 크리논겔의 질정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내분비계과에 연결해서 문의했더니 복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괜찮다고 했다. 그리하여 6월 24일 13시 30분에 내분비계과의 진료를 예약하였다.
다음날 병원 도착 후 간단한 코로나 문진표를 작성해 접수/수납창구에서 접수했다. 사전 수납을 할 수 있지만 임산부 등록이 없다는 이유로 내분비내과로 이동했다. (임산부의 경우 외래진료시 본인부담금이 의원급은 10%, 병원급은 20% 감면됨)
이후 내분비내과에서 다시 진료 접수를 받아 신장과 체중, 그리고 혈압을 측정했다. 체중은 49킬로로 임신 전보다 약 4킬로 말랐었다. 외형적으로는 눈에 잘 띄지 않는데 입덧이 정말 심했던 것 같아.
병원은 아직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좀 어수선한 느낌이었다. 평가가 좋아서 방문했는데 다음에 또 올 일이 있으면 의정부보다 노원 쪽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 아니면 좀 더 체계가 잡혀서 찾아간다든가.
간단한 진찰 후, 수납을 완료하고 채혈실로 이동했다. 수납의 경우 임산부 외래진료 할인을 적용해 (진료비 내역서에는 따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3만원가량이 부과됐다.
체혈까지 끝내자 14시 30분이 훨씬 지나 있었다. 대개 17시간가량 단식을 했더니 속이 텅 비어 구역질이 났다. 시장이 반찬이라더니 평소에는 입덧으로 아무것도 못 먹었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먹을 수 있게 됐다.
피검사의 경우 다음 주 월요일 오후에나 확인이 가능하다며 6월 28일 16시에 2차 예약을 마친 뒤 양주로 내려가 간단한 브런치를 마시고 귀가했다.
그리고 6월 28일 월요일이 되어 다시 내원하였다. 이번에는 첫 방문보다 대기시간도 적도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호르몬 수치에도 변화가 있었는데 TSH의 경우 0.03, Free T4의 경우 1.4가 나왔다.
수치가 더 낮아져 걱정했지만 임신 초기 입덧이 심할 경우에는 이렇게 수치가 낮게 나올 수 있다면서 이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는 정상 범위라고 했다. 추가로 약을 먹지 말고 물을 많이 마시고 음식도 골고루 먹으면 된다고 말씀하셨다.
다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한 달 뒤 다시 채혈을 하자고 했다. 이번 채혈의 경우 금식하지 않아도 되고 또 1시간 30분 정도면 결과가 나오므로 예약시간보다 빨리 와서 혈액검사를 하고 당일 결과를 보자고 했다.
그래서 다음 예약은 7월 26일 월요일 13시 30분에, 피검사는 1111시 30분에 내원해서 하기로 했다.
정상범위가 아니어서 걱정이지만 임신 초기에 흔히 나타나는 결과라 다소 안심이 된다. 게다가, 처음에는 TSH와 Free T4의 수치 모두 범위를 넘었지만, 2번째 검사에서 Free T4의 수치만으로도 안전 범위로 돌아가서 좋았다.
아무쪼록 다음 달에도 큰 문제가 없기를 바란다. 임신과 출산은 매일 다른 걱정을 안고 사는 것 같다. 무엇보다 별이가 자기 안에서 더 건강하게 자라도록 더 좋은 것만 보고, 더 좋은 것만 먹고, 더 좋은 것만 생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제발 더 이상 다른 이벤트가 나타나지 않도록! 별아 우리 아무 문제없이 건강하게 내년 1월에 만나자 꼭!